비오틴이 케라틴 합성을 돕는다는 말, 탈모에도 통할까
목차
서론. 머리카락 빠짐이 늘면서 집어든 영양제
본론1. 비오틴의 역할은 진짜였다, 다만 결핍이 흔치 않았다
본론2. 실제 연구는 기대와 달랐다
결론. 원인을 모르고 먹는 영양제의 한계
1. 머리카락 빠짐이 늘면서 집어든 영양제

샤워할 때마다 배수구에 걸리는 머리카락 양이 늘어난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약국에서 비오틴이 모발을 구성하는 케라틴 합성 효소를 돕는다는 설명을 듣고 영양제를 하나 샀는데, 몇 달을 먹어도 큰 변화가 없어서 이 설명이 정확히 어디까지 맞는 이야기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괜히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는 건가 싶어 용량을 늘려볼까 고민하던 차였다.
2. 비오틴의 역할은 진짜였다, 다만 결핍이 흔치 않았다
먼저 확인한 건 비오틴의 기본 역할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자료에 따르면 비오틴은 포도당과 지방산 합성, 아미노산으로부터의 에너지 생성, DNA 합성에 관여하는 조효소이고, 모발과 피부, 손톱을 구성하는 케라틴 단백질의 구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즉 '비오틴이 케라틴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를 돕는다'는 전제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같은 자료에서는 비오틴이 결핍되면 탈모와 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지만, 비오틴은 체내 효율적인 시스템 덕분에 결핍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영양소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코메디닷컴 기사에서도 장내 세균이 소량의 비오틴을 자체적으로 합성해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식생활에서는 결핍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짚고 있었다. 실제로 비오틴 결핍이 나타나는 경우는 완전정맥영양을 받는 환자, 하루에 날달걀 흰자를 12개에서 24개씩 먹는 특수한 경우, 특정 항경련제나 여드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유전적으로 비오틴 대사 효소가 결핍된 경우처럼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나처럼 평범하게 세 끼를 챙겨 먹는 사람이 비오틴 결핍으로 머리카락이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3. 실제 연구는 기대와 달랐다
그렇다면 결핍이 없는 사람이 비오틴을 추가로 먹으면 모발이 더 잘 자랄까. 헬스조선 칼럼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10개의 주요 인간 대상 연구를 분석한 결과, 비오틴 단독 요법이 객관적인 모발 성장 지표를 개선했다는 일관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 시험에서는 고용량 비오틴을 매일 복용해도 모발 성장 속도에 변화가 없었던 반면, 같은 조건에서 미녹시딜은 확실한 개선 효과를 보였고, 비오틴을 미녹시딜과 함께 먹어도 미녹시딜 단독 사용보다 더 나은 효과는 없었다고 한다. 미국 피부과학회에서도 비오틴 보충제의 모발 관련 효과가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비오틴을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대사와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기능성 원료로는 인정하고 있지만, 모발이나 손톱 상태를 개선한다고 인증된 기능성은 아직 없다고 한다.
4. 결. 원인을 모르고 먹는 영양제의 한계
결국 비오틴이 케라틴 합성 효소를 돕는다는 설명은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결핍이 없는 사람에게 탈모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였다. 용량을 늘리면 더 나아질 거라 기대했던 마음이 머쓱해졌지만, 덕분에 괜한 돈과 시간을 더 쓰기 전에 멈출 수 있었다.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인 안드로겐성 탈모,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 갑상선이나 철분 문제 등 다양해서, 어떤 영양소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많이 빠지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영양제부터 늘리기보다 피부과에서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는 것이 먼저다. 비오틴은 결핍이 확인된 경우에만 의미 있는 선택지이지, 모든 탈모에 통하는 만능 열쇠는 아니었던 셈이다.
※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생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