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수치가 알려주는 내 몸 세포의 에너지 공장 상태
목차
서론. '미토콘드리아가 지쳤나 봐'라고 혼자 진단했던 날들
본론1. 갑상선호르몬과 세포 에너지 공장의 관계
본론2. 검사를 받고서야 알게 된 것
결론.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
1. '미토콘드리아가 지쳤나 봐'라고 혼자 진단했던 날들
몇 달째 이상하게 기운이 없었다.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고, 예전엔 아무렇지 않던 계단 오르기도 유독 숨이 찼다. 인터넷에 증상을 검색해보니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라는 표현이 자주 보였다. 세포 속 에너지 공장이 지쳐서 그렇다는 설명에 그럴듯하다 싶어 한동안 코엔자임Q10 같은 영양제만 챙겨 먹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도 크게 나아지지 않아서, 결국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2. 갑상선호르몬과 세포 에너지 공장의 관계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갑상선호르몬이 왜 피로와 관련 있는지 찾아봤다. MSD 매뉴얼 일반인용 자료를 보면, 갑상선호르몬은 심박수와 칼로리 소비 속도, 체온 유지 등 몸 전체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는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몸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느려지면서 피로감, 체중 증가, 변비, 추위를 잘 견디지 못하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대한내분비학회에서도 갑상선 질환을 비롯한 여러 내분비대사 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중요성을 30년 가까이 연구해왔다고 소개하고 있었는데, 갑상선호르몬이 실제로 세포 안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 효율에 관여한다는 걸 짚어주는 대목이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었다. 내과 전문의가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기초대사율 저하는 대략 20~ 30퍼센트 수준이고 이로 인한 체중 증가도 보통 3~5킬로그램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10킬로그램, 20킬로그램씩 살이 찐 걸 전부 갑상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1989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피로 증상만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실제로 갑상선 수치에 이상이 있었던 경우는 소수에 그쳤다는 결과도 있었다. 다시 말해 '피곤하다=미토콘드리아가 지쳤다=갑상선 문제'라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 부분을 읽고 나니, 검사도 없이 영양제부터 챙겨 먹었던 지난 몇 주가 조금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검사를 받고서야 알게 된 것
결과가 나왔는데,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살짝 높은 경계선에 걸쳐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무증상, 혹은 경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단계일 수 있어 바로 약을 시작하기보다 3개월 뒤 재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동시에 피로의 다른 원인도 함께 살펴보자며 수면 습관과 빈혈 여부도 같이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경미한 빈혈도 함께 있었는데, 이게 피로에 상당 부분 기여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 병원에 가지 않고 계속 '미토콘드리아 탓'으로만 여기며 영양제에만 의존했다면, 정작 필요한 철분 보충이나 갑상선 경과 관찰은 놓쳤을 거라는 생각에 아찔했다.
4. 결.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
이번 일을 겪으며 세포 속 에너지 공장이라는 표현이 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제 원인은 혈액검사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걸 배웠다. 피로가 몇 주 이상 이유 없이 지속되거나 추위를 유난히 타고 체중이 변화한다면, 인터넷 검색이나 짐작보다 갑상선자극호르몬(TSH) 검사부터 받아보는 게 순서다. 이미 갑상선 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처방된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 정말 지쳤는지는, 결국 짐작이 아니라 수치가 알려주는 셈이다.
※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생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