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를 지킨다는 항산화 효소 SOD, 먹어서 채울 수 있을까
목차
서론. 'SOD 고함량'이라는 문구에 끌렸던 이유
본론1. 먹은 SOD는 정말 몸속으로 들어갈까
본론2. 대신 챙기기 시작한 것들
결론. 지름길보다 재료를 채우는 방법
1. 'SOD 고함량'이라는 문구에 끌렸던 이유
건강검진 결과지에 활성산소나 산화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언급된 뒤로, 관련 정보를 찾다가 SOD라는 항산화 효소를 자주 접하게 됐다. 세포 속 텔로미어라는 부분이 짧아지는 게 노화와 관련 있고, 이걸 산화스트레스가 앞당긴다는 이야기까지 읽고 나니 SOD 영양제를 당장 사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들었다. 그런데 '고함량 SOD 섭취'라는 광고 문구를 그대로 믿고 주문하기 전에, 먹은 효소가 실제로 몸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한 번은 확인하고 싶어졌다.
2. 먹은 SOD는 정말 몸속으로 들어갈까
찾아보니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이미 명확하게 나와 있었다. 미국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제공하는 통합의학 정보 자료에 따르면, SOD는 몸 전체에 존재하는 효소이고 영양제 형태로도 판매되고 있지만 경구로 섭취했을 때는 흡수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SOD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효소라서 위와 장을 지나는 동안 다른 단백질처럼 소화효소에 의해 잘게 분해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고함량 SOD 섭취'라는 표현 자체가 다소 과장된 마케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SOD를 아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국내 영양학 자료를 보면 우리 몸은 세포질에서 작용하는 구리-아연 SOD와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작용하는 망간 SOD를 스스로 만들어내는데, 이 효소들이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구리와 아연, 망간 같은 미량 무기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즉 SOD를 직접 먹어서 채우기보다는, 몸이 SOD를 스스로 잘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재료가 되는 무기질을 충분히 챙기는 편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걸 알게 됐다. 텔로미어 단축과 산화스트레스의 관계를 살펴본 여러 관찰 연구에서도 항산화 영양소 섭취가 부족한 집단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보고가 있지만, 이 역시 관찰 연구의 한계상 인과관계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함께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3. 대신 챙기기 시작한 것들
영양제 대신 식단에서 구리, 아연, 망간이 풍부한 식품을 하나씩 늘려나갔다. 아연이 풍부하다는 굴이나 견과류를 반찬으로 자주 올렸고, 구리가 많다는 견과류와 조개류, 망간이 들어 있는 현미밥과 시금치도 신경 써서 챙겼다. 처음엔 매일 굴을 먹으려다가 신선도 관리가 어려워서 며칠 만에 포기했는데, 대신 견과류를 소분해서 회사 책상 서랍에 두고 오후 간식으로 바꿨더니 훨씬 오래갔다.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도 같이 챙겼는데, 항산화 무기질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다른 항산화 성분과 균형 있게 작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을 어디선가 읽었기 때문이다.
4. 결. 지름길보다 재료를 채우는 방법
몇 달 지내보니 SOD 영양제 하나로 해결하려던 마음이 오히려 성급했다는 걸 알게 됐다. 몸이 스스로 항산화 효소를 만들 수 있도록 재료를 채워주는 쪽이 더 근본적인 접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몸에 좋다는 성분 이름만 보고 바로 지갑을 열었는데, 이제는 그 성분이 실제로 몸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생긴 것도 나름의 소득이다. 다만 이런 식습관 변화가 텔로미어 길이를 눈에 보이게 되돌려준다고 확언하기는 어렵고, 노화를 완전히 막아주는 것도 아니다. 산화스트레스나 만성질환이 이미 진단된 상태라면 임의로 고용량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서 필요한 영양소와 치료 방향을 함께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광고 문구에 홀리기 전에, 오늘 저녁 반찬에 견과류 한 줌 더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생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