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서론. 점심 먹은 지 세 시간도 안 됐는데 왜 자꾸 과자 생각이 날까
본론1. 배고픔이 아니라 호르몬의 신호였다
본론2. 가짜 배고픔과 씨름하며 찾은 방법들
결론. 배가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신호
1. 점심 먹은 지 세 시간도 안 됐는데 왜 자꾸 과자 생각이 날까
오후 세 시쯤 되면 신기하게 서랍 속 과자봉지가 눈에 들어온다. 점심을 배불리 먹었는데도 그 시간만 되면 뭔가 달고 짠 게 당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탕비실을 서성이게 된다. 처음엔 그냥 습관성 군것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는 유독 회의가 몰리고 정신없이 바빴던 날, 점심을 걸렀는데도 이상하게 배고픔이 크게 안 느껴지다가 회의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허기가 몰려온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이게 단순히 위가 비어서 생기는 배고픔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2. 배고픔이 아니라 호르몬의 신호였다

찾아보니 우리 몸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이 현상과 관련이 깊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소개한 건강정보 자료에 따르면, 코르티솔은 이른 아침 7시에서 9시 사이에 가장 높고, 저녁에는 오전 수치의 절반, 밤에는 4분의 1 수준까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자료에서는 코르티솔이 식사나 운동뿐 아니라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즉 원래는 오후로 갈수록 잦아들어야 할 코르티솔이, 업무 스트레스가 몰리는 시간대와 겹치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단순히 긴장만 시키는 게 아니라 식욕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다. 미국 뉴욕대학 메디컬센터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관련 연구를 논평하며 밝힌 내용을 보면, 코르티솔은 공복 혈당을 높이는 동시에 식욕을 자극해서 탄수화물과 당분이 많은 음식을 더 찾게 만든다고 한다. 실제 배 속이 비어서 생기는 신호가 아니라, 스트레스로 들뜬 뇌가 빠른 에너지원을 요구하며 만들어내는 신호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반응의 정도는 사람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서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 똑같은 강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3. 가짜 배고픔과 씨름하며 찾은 방법들
처음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무작정 참아보려고 했는데, 억지로 참을수록 오히려 저녁에 폭식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그래서 방식을 바꿔서, 배고픔이 느껴지면 일단 물부터 한 잔 마시고 10분 정도 기다려보기로 했다. 갈증과 배고픔 신호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을 마시고 나면 절반 정도는 그 허기가 사그라들었고, 나머지 절반은 진짜 허기였는지 자연스럽게 사과나 견과류 몇 알을 먹는 정도로 넘어갈 수 있었다. 과자 대신 견과류를 서랍에 채워둔 것도 도움이 됐는데, 단맛 대신 씹는 데 시간이 걸리는 음식이라 그런지 예전만큼 순식간에 다 먹어치우는 일이 줄었다. 잠을 설친 다음 날은 유독 오후 허기가 심하다는 것도 몇 주 지나서야 알게 됐는데, 레이디경향에 소개된 전문가 조언에서도 규칙적인 수면이 코르티솔 조절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왜 그런지 이해가 됐다.
4. 결. 배가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신호
몇 주간 이런 식으로 지내보니 오후 세 시의 허기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무작정 과자로 손이 가는 횟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습관 하나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배고픔처럼 느껴지는 신호가 사실은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하루를 다르게 대하게 됐다. 만약 이런 폭식이나 조절되지 않는 식욕이 반복되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단순한 습관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오후 또 서랍으로 손이 간다면, 과자를 집기 전에 물 한 잔부터 마셔보는 것도 괜찮은 시작이 될 것 같다.
※ 본 글은 10년 차 에디터로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생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